2021. 1. 29. 23:22ㆍ책
한 번이라도 모든 걸 걸어본 적 있는가
지은이 : 전성민
펴낸곳 : (주)센시오
제목이 뭔가 불끈불끈하게 만드는 것이어서 홀린듯 구입하였다.
작가는 20대 후반까지 어영부영하다가 갑자기 정신차리고 열심히 공부해서 행정고시와 입법고시에 동시에 합격했다고 한다. 그러면서
'모든 것은 마음먹기에 달려있다. 불가능은 없다'
'지금 결단해라'
와 같은 가슴이 뜨거워지는 말들을 한다.
그렇구나 하면서 계속 읽어나가는데 뭔가 조금씩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
구체성이 결여되어 있고 그래서 '이건 좀 애매한데?'하는 순간 가슴 뜨거워지는 말이 훅 들어온다. 다시 불끈불끈하면서 읽다가 '이건 좀 무슨 말인지 모르겠는데?' 하는 순간 어디서 누군가가 엄청 열심히 노력해서 뭔가 했다는 이야기를 한다. 그러면 다시 가슴이 뜨거워진다.
결과적으로 끝까지 읽은 후에 나에게 남은 것은 '아 열심히 해야 되겠구나'하는 정도이다.
작가는 아무래도 다시 공무원시험을 보기로 결심한 순간 정말로 간절했을 것이다. 사람이 이렇게 간절하게 되면 그냥 열심히 하게 되진 않는다. "반드시 성공하게 되는 방법"을 찾게 된다. 물어볼 곳이 있으면 물어볼 것이고, 물어볼 곳이 없으니 합격 수기생들의 글을 읽고 자신의 공부에 적용해 보았을 것이다. 이런 방식을 해본 사람은 알겠지만 나에게 맞는 방법과 맞지 않는 방법이 있다. 맞는 것은 취하고 맞지 않는 것은 버리면서 계속해서 공부하는 방법을 찾으면서 동시에 수험공부 자체를 열심히 한 것이다.
그래서 작가가 스스로는 무언가 방법을 찾은듯하고 그걸 설명하려고는 하는데 왠지 설명이 장황해지고 콤팩트하지가 못한 결과가 나온다. 그리고 간절함이 성공으로 이어진 경험이 있기에 격정이 넘치는 문체가 되는 것이다.
고등학교 시절 공부할 때 내가 그랬다. 필사적으로 공부 잘하는 친구들을 관찰하고 내 스스로 적용해보고 맞으면 취하고 아니면 버렸다. 예를 들어서 전교1등하는 친구가 교과서 정독을 열심히 하는 것을 보고 따라해 봤지만 무언가 정독하여 100%취하는 것은 나에게 맞지 않았다. 그래서 나는 문제집을 푸는 양으로 승부했다. 오답노트를 만들어보기도 했지만 내용 자체가 아니라 내용을 '정리'하는데 시간을 너무 소모하게 되어서 오답노트 작성은 포기했다. 문제집을 채점할 때 빨간색연필을 쓸지, 빨간 볼펜을 쓸지 도 고민하고 결정했다. 공부도 열심히 했지만 공부하는 '방법'을 필사적으로 찾았던 것이다.
'간절'하기만 하다면 반드시 방법을 찾는 행동을 취하게 되고 끊임없이 스스로에게 적용하고 실험하면서 향상해 나가게 된다. 문제는 간절심은 고의적으로 만들기가 어마어마어마하게 힘들다는 것이다.
제목부터가 "핑계대지 말자. 그냥 '간절함'이 부족했던 것뿐"이라는 챕터가 있다. 이것은 난폭함에 불과하다.
꿈이 없는 청소년에게 꿈을 가지라고 강요하는 것이나, 꿈이 없는 청소년을 한심하게 보는 것처럼 난폭한 것은 없다.
단기간에 행정고시와 입법고시에 동시에 합격하는 것, 솔직히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그런 대단함에 작가가 도취되어서 난폭하게 된 것같다.
그냥 구체성이 결여되어 있다고 하면 악의적 비난같아 보이니 하나만 예를 들어 보겠다.
책의 거의 마지막 부분에
"실패에도 좌절하지 않는 끈기가 필요하지만, 포기할 건 포기할 줄 아는 지혜도 필요하다."
"포기할 건 포기하는 자가 살아남는다. 포기할건 포기하고, 포기하지 말아야 할 건 절대 포기하지 말아라."
라고 한다. 그렇다면 이런 지혜는 과연 어떻게 해야 갖출 수 있을까?
작가는 지혜를 갖추는 방법에 대해서는 말이 없다.
하나 더 덧붙이자면 위의 간절함에 대해서 작가는 "간절함은 '결핍'을 느끼는데서 시작한다"고 한다. 그러면서 정말로 간절하면 합당한 대가가 요구되는데 다른 무언가를 포기해야 한다고 한다. 이것저것 다 포기하지 못하는 것은 간절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한다. 격정적이지만 자세히 보면 제대로 간절함을 가지는 방법에 대해서는 언급이 되지 않았다.
그저 간절함에 대해서 동어반복적으로 묘사할 뿐이다. 이런 치팅에 당하면 뭔가 불끈불끈하는데 정작 읽고 나서는 남는게 없다.
결론적으로 동기부여가 되기를 원한다면 책을 구입할 필요없이 그냥 제목만 읽으면 된다.
"한 번이라도 모든 걸 걸어본 적 있는가 : 사람들은 최선을 다했다고 자신을 속인다"
이것만으로도 불끈불끈 힘이 솟고 가슴이 뜨거워진다.
동기부여가 되었다면 노력을 하는 방향과 방법에 대해서는 각자 따로 찾아보도록 하자.
공부, 특히 입시공부를 하는 방법에 대해서라면 유튜브에 STUDY CODE라는 채널의 조남호라는 사람의 말을 들어보도록 추천한다. 내가 경험을 통해서 체득한 것을 이 사람은 스스로 체득한 동시에 수천명의 서울대생을 조사하고 연구하여 정리하였다. 이 사람의 영상을 몇개 보진 않았지만 모두가 내가 경험한 것과 겹치는 부분이어서 크게 공감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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