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4. 2. 23:11ㆍ노트
생활 속에서 유독 자주 찾는 도구들이 있습니다. 칼, 볼펜, 종이, 라이타같은 물건들이죠. 제가 워낙에 귀찮음이 많은터라 '그냥 호주머니에 갖고 다니면서 쓰면, 매번 번거롭게 찾아다닐 필요가 없을거야'라는 생각으로 검색을 좀 해보니 EDC라는 개념이 있더군요. Every Day Carry의 약자인데 일상적으로 늘상 소지하고 다니는 물건이라는 뜻입니다. 저는 갖고 다니면 좀 편한 물건 정도로 생각했지만 사실 스마트폰같은 것도 EDC라고 하더라구요.
그리고 EDC로 가장 많이들 추천하는 것이 레더맨사에서 만든 스쿼트 ps4였습니다. 가격은 5만원대로 좀 비싸긴했지만 레더맨사에서는 25년 워런티가 있어서 문제가 생길 경우 택배로 보내면 바로 리퍼제품으로 교체해준다길래 소중히 쓸 생각으로 구입했습니다.( 물론 몇몇분들이 말하시기론 25년되기전에 잃어버린다고 합니다 ;;)
사용감은 좀 있습니다. 한 1년인가? 정도 지났거든요. 포장지를 보관하고 있는 이유는 리퍼로 교환받으려면 포장지와 함께 보내야하기 때문입니다. 레더맨 제품을 구매하시려는 분은 기억해 두시면 좋습니다.
크기는 대략 이정도 입니다. 대단히 작죠. 열쇠고리로 썼습니다.
왼쪽 아래부터 시계방향으로 설명하자면 줄, 칼, 가위, 일자드라이버 및 병따개, 약식 십자드라이버입니다. 약식 십자드라이버를 처음보시는 분도 계실텐데 십자가 아니라 일자로 날이되어있지만 세모져서 십자나사에도 잘 맞습니다.
멀티툴에도 크기에 따라서 체급이 있습니다. 제일 작은 종류를 키체인급이라고 하는데 스쿼트ps4는 키체인급입니다. 사진에서 보시다시피 그만큼 작지요. 그래서 문제가 좀 생깁니다. 플라이어(라디오펜치를 롱노즈플라이어라고 하는데 보통 롱노즈를 생략하고 플라이어라고 많이 부르더라구요) 라는게 생각보다 큰힘을 낼때 필요한 도구더라구요. 그런데 저렇게 크기가 작아서야 큰힘을 내는 것은 좀 힘듭니다. 또한 입이 작아서 큰힘을 낼만큼 큰물건을 물 수가 없습니다. 입이 작아서 큰햄버거를 한입에 못먹는 상황이랄까요. 그래서 플라이어라기보다는 작은 집게 용도로나 쓸 수 있습니다. 저는 처음에 멀티툴 애호가들의 "생각보다 플라이어는 자주 쓰이는 도구입니다"라는 말을 믿고 상당한 범용성을 기대하면서 굳이 플라이어형 멀티툴을 고집한 것인데 처음의 의도가 상당히 퇴색했습니다.
가위도 플라이어와 비슷한 문제점이 있습니다. 일상생활에서 가위는 참 범용성이 크죠. 그런데 그것도 가위의 크기가 어느 정도는 되어야 가능한 겁니다. 스쿼트ps4의 가위의 용도는 튀어나온 실밥을 자를때 빼고는 쓸일이 없습니다. 과자봉지를 자른던지 약봉지를 자른다던지 하는건 가위를 쓸바에야 그냥 칼로 하는게 더 편합니다. 플라이어의 용도가 협소한 것처럼 가위도 용도가 굉장히 협소합니다.
간단히 말하면 플라이어는 작은 집게, 가위는 실밥자르기용입니다.
그리고 또 다른 문제점도 있습니다. 바로 칼입니다. 멀티툴에서 제일 중요한 부분이 아마 칼일것입니다. 가장 자주, 다방면으로 활용하는 도구이니까요. 저도 이 상황이 되기 전에는 미처 의식하지 못했던 부분인데 칼을 사용하는 법에는 크게 두가지가 있더라구요. 하나는 말 그대로 자르는 용도입니다. 부엌칼로 식재료를 자를 때처럼 칼의 배부분을 이용하는 방식이죠. 다른 하나는 칼끝으로 긋듯이 쓰는 법입니다. 종이에 자를 대고 커터칼로 그을 때, 커터칼로 택배박스의 테이프를 자를때 칼끝을 사용하죠.
이렇게 커터칼로 종이를 그을때 칼끝을 씁니다.
그런데 스쿼트ps4의 칼은 끝이 뒤로 제껴져있습니다. 그래서 칼끝으로 그을려면 상당히 칼을 세워야 합니다.
멀티툴의 모든 도구중에서 칼을 제일 많이 쓰게되는데 그 중에서도 이렇게 작은 칼은 대개 베기보다는 긋기로 쓰는 경우가 많잖습니까. 그래서 칼끝이 제껴져서 불편한 상황을 상당히 자주 만나게 됩니다. 생활의 불편함을 줄이고자 멀티툴을 구입한 것인데 본래의 목적이 많이 퇴색되는 것입니다.
유명회사에서 만든 제품이기 때문인지 만듬새는 굉장히 훌륭합니다. 손에 쥐고 있으면 나도 모르게 접었다 폈다하면서 갖고 놀고 있습니다. 하지만 기능적인면을 보자면 불편한 점이 상당히 많습니다.
멀티툴을 장만할 때는 크게 두가지 정도로 목적이 나뉘는 것같습니다. 하나는 "전문도구보다 못한건 당연하지만 혹시나 닥칠지 모르는 유사시에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씹는다고 없는것보다는 낫다"는 마인드로 구입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도구는 써야 제맛이지. 무조건 자주, 편리하게 쓰는 도구가 최고다"라는 마인드로 구입하는 것입니다.
만약에 유사시에 쓸 도구로써 구입하시는 거라면 좀더 큰 체급의 멀티툴을 구입하는 것이 좋을 것이고, 항상 갖고 다니면서 자주, 편하게 쓰고 싶다면 구성이 다른 키체인급 멀티툴을 구입하는 것이 좋을 것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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